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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8두37700 판결

Supreme Court of Korea, Decision of 30 June 2021, LG U+, No. 2018Nu37700 (Original Text)

대법원 2018두3770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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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hasis added)

시정명령등취소청구의소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8두37700, 판결]

【판시사항】

[1] 수직 통합된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추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이윤압착행위를 함으로써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이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통상거래가격’의 의미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정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한 행위’의 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4] 이윤압착을 수단으로 한 지위 남용행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거래’로서 부당성이 있는지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윤압착(margin squeeze)을 독자적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 보아 규제하는 경우 상류시장(upstream market) 원재료 등에 관한 투자 유인이나 혁신 동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나 수직 통합된(vertically integrated)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여 이윤압착행위를 함으로써 하류시장(downstream market)의 경쟁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어 공정한 경쟁의 기반이 유지될 수 없다면, 이윤압착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성과에 기초를 둔 이른바 ‘성과경쟁’이라는 정당한 경쟁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추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윤압착행위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 거래’로 평가될 수 있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가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보아 규제할 필요가 있다.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는 모법 조항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정한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는 행위’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통상거래가격은 ‘약탈적 가격설정’(predation)뿐만 아니라 ‘이윤압착’(margin squeeze) 등과 같이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과 관련된 배제남용행위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 개념이다. 따라서 그 의미는 모법 조항의 의미와 내용, 그리고 입법 목적에 합치하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통상거래가격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의 경우 일반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가격,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되었을 가격을 뜻한다.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정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한 행위’의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 경쟁촉진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ㆍ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하였을 때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 행위가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 행위로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행위의 경위와 동기, 행위의 양태, 관련 시장의 특성, 유사품과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관련 시장에서의 가격과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와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고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부당성은 개별 남용행위의 유형과 특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이윤압착(margin squeeze)의 개념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유형적 특징에 비추어 보면, 이윤압착을 수단으로 한 지위 남용행위를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거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로서 부당성이 있는지를 부당성 판단 기준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먼저, 행위자가 수직 통합된(vertically integrated) 사업자로서 상류시장(upstream market)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어야 하고, 하류시장(downstream market)에서도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지, 각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의 정도, 상류시장의 원재료 등의 특성과 그 원재료 등이 하류시장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의 생산ㆍ공급ㆍ판매에 필수적인 요소이거나 원재료 등에 해당하는지와 그 정도, 원재료 등과 완제품의 기능적 연관성비교가능성, 대체가능성, 두 시장의 신규나 재진입에 관한 법률적ㆍ제도적 또는 사실적ㆍ경제적 진입 장벽의 존재와 정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경쟁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상대적 규모의 차이, 관련 공법적 규제의 내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원칙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설정한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비용을 기초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경쟁사업자의 비용을 바탕으로 이윤압착의 정도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나아가 행위가 지속된 기간, 해당 거래의 대상이 되는 완제품의 특성, 해당 거래의 규모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거래 당시의 구체적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해당 가격으로 거래할 경우 하류시장 경쟁사업자로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 유력한 현실적 또는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이나 확대의 기회가 봉쇄되거나 봉쇄될 우려가 있는지와 그 정도, 하류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의 비용이 증대되는 등으로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와 그 정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적 지위가 강화되는지와 그 정도, 그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소비자 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가격은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쟁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서 시장에서 자유로운 가격경쟁은 일반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게 설정하는 경우 정당한 경쟁 수단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윤압착을 통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키고자 하는 것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윤압착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거래상대방의 비용이 절감됨으로써 최종소비자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부당성을 판단할 때에는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후생 증대효과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윤압착 유형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는 위와 같이 상류시장과 하류시장이 연결되어 있는 관련 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에 기반을 둔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이를 상류시장과 하류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각각 분리함을 전제로 부당성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

【참조조문】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
[4]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제5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

【참조판례】

[3][4]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3두14726 판결(공2019상, 643) / [3] 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공2007하, 1940)


【전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엘지유플러스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대권 외 4인)

【피고,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설이)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인포뱅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1. 31. 선고 2015누382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전기통신사업법(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하 같다)의 허가를 받은 기간통신사업자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의 사업자이다. 무선통신업을 영위하던 주식회사 엘지텔레콤(이하 회사명을 지칭할 때는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이 2010. 1. 1. 유선통신업을 영위하던 엘지데이콤과 엘지파워콤을 흡수 합병하여 현재의 원고가 되었다.
 
나.  기업메시징서비스란 기업의 컴퓨터에서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통신망을 통하여 사용자의 휴대폰단말기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주는 서비스이다. 이는 은행ㆍ카드사ㆍ증권사 등 금융기관, 공공기관, 쇼핑몰, 병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신용카드 승인, 은행 입출금, 증권거래, 쇼핑주문배송 알림 문자서비스가 그 예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에 따라 기간통신역무 외의 전기통신역무로서 부가통신역무에 해당하고, 이 사업을 경영하려면 같은 법 제22조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기간통신사업자가 부가통신사업을 경영하려는 경우에는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어, 기간통신사업자는 별도 신고 없이 이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동통신역무를 수행하는 3개 기간통신사업자(에스케이텔레콤, 케이티, 원고, 이하 같다) 가운데 에스케이텔레콤을 제외한 원고와 케이티가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은 2000년대 초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이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업을 통해 이용고객의 카드승인내역, 은행계좌 입출금 내역 등 각종 금융 알림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시장 형성 당시에는 기업메시징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낮은 편이어서 금융사고 예방과 마케팅 등 일부 영역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금융정보, 개인정보, 마케팅 문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의 합병 전 법인인 엘지데이콤, 케이티, 스탠다드네트웍스, 다우기술, 삼성네트웍스(현 삼성 에스디에스), 에스케이텔링크 등이 시장에 진입하였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은 거래단계별로 ‘이동통신사업자와 기업메시징사업자 간 기업메시지 전송서비스(이하 ‘전송서비스’라 한다) 거래’와 ‘기업메시징사업자와 기업고객 간 기업메시징서비스 거래’로 구분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는 기업메시징사업자와 전송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무선통신망을 통하여 이동통신망 가입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전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에 대해서는 해당 이동통신사업자만이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므로, 기업고객이 특정 이동통신망 가입고객에게만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업메시징사업자로서는 국내 모든 이동통신사업자와 전송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라.  기업메시징사업자는 크게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와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로 구분된다. 기업메시징서비스와 관련한 사업자 가운데는 기업메시징사업자가 생산한 상품을 구매하여 이를 판매하는 재판매사업자가 있고, 이동통신사업자와 전송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하여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직접 생산ㆍ판매하면서 동시에 다른 기업메시징사업자의 상품을 구매하여 재판매하기도 하는 사업자도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기업메시징사업자는 ① 원고, 케이티와 같이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여 전송서비스도 제공하면서 기업메시징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② 다우기술, 스탠다드네트웍스, 에스케이네트웍스서비스와 같이 위 3개 이동통신사업자와 전송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하여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생산ㆍ판매하는 사업자, ③ 보조참가인, 슈어엠,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케이텔링크와 같이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생산ㆍ판매하면서 다른 기업메시징사업자의 상품을 재판매하기도 하는 사업자로 구분된다(씨제이시스템즈, 롯데정보통신, 씨제이헬로비전 등 재판매사업만 영위하는 사업자는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직접 생산ㆍ판매하지 않으므로 기업메시징사업자가 아니다).
 
마.  원고를 포함한 국내 3개 이동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전송서비스 이용요금을 약관으로 정하여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위 약관에 따르면 3개 이동통신사업자 모두 전송건수가 많아질수록 건당 이용단가가 저렴해지는 계단식 가격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구간별 이용단가는 사업자별로 다르지만, 3사 모두 기본료를 제외한 최저 단가는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3,000만 건 초과 시 건당 9원, 케이티의 경우 2,000만 건 초과 시 건당 9원, 원고의 경우 100만 건 초과 시 건당 10원으로 정해져 있다. 원고는 자신이 보유한 무선통신망을 이용하는 전송서비스를 다른 기업메시징사업자에게 건당 10~20원에 판매하고 있고, 자신의 기업메시징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하여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로부터 전송서비스를 건당 9~20원에 구입하고 있다.
 
바.  원고는 2010. 6.부터 2013. 12.까지 다수의 기업고객에게 자신의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아래의 전송서비스 건당 평균 최저 이용요금 현황 [표]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 즉, 원고는 기업메시징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자신이 에스케이텔레콤이나 케이티로부터 구입하는 전송서비스 이용요금보다 낮고, 또한 자신이 다른 기업메시징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전송서비스 최저 이용요금 단가보다 낮은 수준인 8원대부터 판매하고 있다.


아래 [표] 기재 기간별 각 전송서비스 건당 평균 최저 이용요금(이하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라 한다)은 기업메시징사업자가 기업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3개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통신망을 동시에 이용하여야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3개 이동통신사업자별 최저 이용요금 수준을 각 이동통신사업자별 가입자 점유율(5:3:2)에 따라 가중 평균한 금액이다.

 


사.  피고는 2015. 2. 23. 전원회의 의결 제2015-49호로 원고에게 원심판결 별지 기재와 같은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그 이유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관련 시장인 국내 무선통신망을 통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이하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이라 한다)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원고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조 제5항 제1호에 따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다.
 
2.  원심판단과 쟁점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모두 취소하였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통상거래가격은 ‘효율적인 경쟁자가 거래 당시의 경제ㆍ경영상황, 해당 시장의 구조, 장래 예측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선택하였을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현실적인 가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통상거래가격을 산출하였는데, 이는 ‘전송서비스’의 통상거래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기업메시징서비스’의 통상거래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위와 같은 산정방식을 인정하더라도 피고가 산정한 통상거래가격은 시장가격의 형성원리와 원고의 비용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물론 필요한 조사ㆍ분석 없이 대략적인 추정치에 근거한 것으로서 정당하지 않다.


나아가 예비적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에게 이 사건 행위 당시 독점을 유지ㆍ강화할 의도나 목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행위에 ‘부당하게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쟁점은 ①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판매한 원고의 행위가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② 이윤압착(margin squeeze)을 수단으로 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행위로서 부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3.  대법원 판단 


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유형으로서 이윤압착의 개념과 규제 필요성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공급망의 연쇄를 따라 두 개의 서로 다른 생산단계에서 모두 사업을 영위하는 수직 통합된(vertically integrated) 사업자로서 상류시장(upstream market, ‘상위시장’이라고도 한다)에서 하류시장(downstream market, ‘하위시장’이라고도 한다) 사업자의 생산 활동에 필수적인 원재료나 투입요소 등(이하 ‘원재료 등’이라 한다)을 공급함과 동시에 하류시장에서 원재료 등을 기초로 상품 또는 용역(이하 ‘완제품’이라 한다)을 생산ㆍ판매하는 경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이윤압착이 문제 될 수 있다.


이윤압착이란 위와 같이 수직 통합된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류시장 원재료 등의 판매가격(이하 ‘도매가격’이라 한다)과 하류시장의 완제품 판매가격(이하 ‘소매가격’이라 한다)의 차이를 줄임으로써 하류시장의 경쟁사업자가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워 경쟁에서 배제되도록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상류시장에서 원재료 등의 공급자로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보유한 수직 통합 사업자가 하류시장에서 완제품 사업도 영위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원재료 등의 공급에 관하여 하류시장에서 경쟁사업자에 비하여 유리한 조건을 갖출 수 있다. 반면, 하류시장의 경쟁사업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부터 완제품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 등을 공급받아야 하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원재료 등에 관한 도매가격 설정에 따라 자신의 생산비용이 직접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구조적인 의존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련 시장의 구조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원재료 등의 도매가격을 높이거나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추든지, 아니면 두 방법을 함께 시행하여,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이때 ①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설정한 도매가격이 소매가격보다 높아 소매가격과 도매가격의 차이가 음수(-)이거나, ②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 자신의 하류시장 비용조차 충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작으면, 위와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부터 원재료 등을 공급받아야 하는 하류시장의 경쟁사업자로서는 하류시장에서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적정한 이윤도 얻으면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없게 되고, 그러한 압력이 일정한 기간 동안 지속되면 결국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법은 자유로운 경쟁과 아울러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고(공정거래법 제1조 참조), 특히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다른 시장참여자들의 자유로운 경쟁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비로소 경쟁의 본래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윤압착을 독자적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 보아 규제하는 경우 상류시장 원재료 등에 관한 투자 유인이나 혁신 동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나 수직 통합된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여 이윤압착행위를 함으로써 하류시장의 경쟁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어 공정한 경쟁의 기반이 유지될 수 없다면, 이윤압착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성과에 기초를 둔 이른바 ‘성과경쟁’이라는 정당한 경쟁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추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윤압착행위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거래’로 평가될 수 있다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가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보아 규제할 필요가 있다.
 
나.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한 행위인지 여부(피고 상고이유 제1점, 보조참가인 상고이유 제1, 2점)


(1) 통상거래가격의 의미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행위로서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는 그 행위의 하나로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거나 높은 대가로 구입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를 들고 있다.


종래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는 강학상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이 들인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 또는 용역을 판매함으로써 경쟁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지칭하는 ‘약탈적 가격설정’(predation)을 규율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므로, 이를 ‘비용’으로 새긴다면 법문언에 명백히 반하는 해석이 된다. 이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2호,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 제3호 (가)목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인 ‘부당염매’를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 없이 그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계속하여 공급하거나 기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낮은 대가로 공급함으로써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정하고 있는 것과 대비하면 더욱 명확하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는 모법 조항인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정한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는 행위’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통상거래가격은 ‘약탈적 가격설정’뿐만 아니라 ‘이윤압착’ 등과 같이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과 관련된 배제남용행위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 개념이다. 따라서 그 의미는 모법 조항의 의미와 내용, 그리고 입법 목적에 합치하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통상거래가격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의 경우 일반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가격,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되었을 가격을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


통상거래가격은 위와 같이 문언의 가능한 범위에서 모법 조항과의 체계적ㆍ목적론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와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또한 그 수범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이므로 상대적으로 규제대상 행위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크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행위가 형식적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급하는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그 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되어야만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설정을 직접 규제하는 내용으로 제재적 행정처분인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처분의 형식적 성립요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통상거래가격의 의미를 위와 같이 새기는 것이 침익적 행정처분 근거 규정에 관한 엄격해석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 등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유형적 특징이나 구체적인 모습, 관련 시장의 구조, 가격 결정방법과 변화 추이, 공급 또는 구입의 수량과 기간, 해당 상품이나 용역의 특성과 수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설정한 특정 공급이나 구입의 대가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거나 높은 수준으로서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지를 증명하면 된다.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통상거래가격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시장에서 가격은 비용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원고로부터 전송서비스를 공급받아야 하는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경쟁사업자인 기업메시징사업자는 필수 원재료 구입비용에 상응하는 전송서비스 이용요금에 인건비, 판매관리비 등 기타 비용과 적정 이윤을 더한 가격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기업의 경제활동의 기본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나 경험칙에 부합한다.


위에서 보았듯이 기업메시징사업자로서는 특정 이동통신망 가입고객에게만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 모든 이동통신사업자와 전송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 이 사건 관련 시장의 특수한 거래구조를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통상거래가격은 적어도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원고의 경쟁사업자들인 기업메시징사업자들의 필수 원재료인 전송서비스의 구입비용을 상회할 것으로 추단된다.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전송서비스 이용요금을 제외한 기타 비용과 적정이윤을 0으로 가정하여 산정한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가정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의 통상거래가격에 해당한다고 보았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이 사건 전송서비스 시장에서는 특별한 변동이 없이 원고를 포함한 3개 이동통신사업자가 장기간 전송서비스의 공급을 과점하고 있는 사정이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동안 실제 시장점유율이나 문자메시지 발송량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자의 가입자 점유율을 기준으로 각 이동통신사업자의 전송서비스 이용요금을 가중 평균하는 방식으로 객관적으로 가정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의 통상거래가격을 산정하여 원고가 공급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판매가격이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본 것이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통상거래가격의 의미를 위에서 본 법리와 달리 해석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가 시장에서 형성되는 현실적인 거래가격 등을 조사하여 고려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처분에서 통상거래가격 산정이 잘못되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통상거래가격’의 해석ㆍ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다.  부당성 인정 여부(피고 상고이유 제2, 3점, 보조참가인 상고이유 제2~4점)


(1) 이윤압착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


이 사건 처분사유는 원고의 행위가 부당하게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 위반된다는 것으로, 여기에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약탈적 가격설정뿐만 아니라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될 수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해당 거래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부당하게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로서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 즉 부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 이 사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는 이 사건 행위가 원고의 전송서비스의 도매가격보다 기업메시징서비스의 소매가격을 낮게 설정한 이윤압착행위로서의 유형적 특징을 지닌다는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원고의 행위가 부당성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에서 정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한 행위’의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 경쟁촉진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ㆍ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하였을 때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 행위가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 행위로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행위의 경위와 동기, 행위의 양태, 관련 시장의 특성, 유사품과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관련 시장에서의 가격과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와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우려가 있고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3두14726 판결 등 참조). 이때 부당성은 개별 남용행위의 유형과 특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윤압착의 개념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유형적 특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와 같이 이윤압착을 수단으로 한 지위 남용행위를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거래’(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과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로서 부당성이 있는지를 위에서 본 부당성 판단 기준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먼저, 행위자가 수직 통합된 사업자로서 상류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어야 하고, 하류시장에서도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 각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의 정도, 상류시장의 원재료 등의 특성과 그 원재료 등이 하류시장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의 생산ㆍ공급ㆍ판매에 필수적인 요소이거나 원재료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 정도, 원재료 등과 완제품의 기능적 연관성과 비교가능성, 대체가능성, 두 시장의 신규나 재진입에 관한 법률적ㆍ제도적 또는 사실적ㆍ경제적 진입 장벽의 존재와 정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경쟁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상대적 규모의 차이, 관련 공법적 규제의 내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원칙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설정한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비용을 기초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경쟁사업자의 비용을 바탕으로 이윤압착의 정도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나아가 행위가 지속된 기간, 해당 거래의 대상이 되는 완제품의 특성, 해당 거래의 규모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거래 당시의 구체적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해당 가격으로 거래할 경우 하류시장 경쟁사업자로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 유력한 현실적 또는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이나 확대의 기회가 봉쇄되거나 봉쇄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그 정도, 하류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의 비용이 증대되는 등으로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그 정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적 지위가 강화되는지 여부와 그 정도, 그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소비자 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가격은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쟁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서 시장에서 자유로운 가격경쟁은 일반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3두14726 판결 참조).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게 설정하는 경우 정당한 경쟁 수단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윤압착을 통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키고자 하는 것인지 그 구별이 쉽지 않다.


하류시장에서 완제품의 소매가격을 낮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윤압착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거래상대방의 비용이 절감됨으로써 최종소비자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부당성을 판단할 때에는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후생 증대효과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윤압착 유형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는 위와 같이 상류시장과 하류시장이 연결되어 있는 관련 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에 기반을 둔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이를 상류시장과 하류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각각 분리함을 전제로 부당성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원고는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1위 사업자로서 2013년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원고를 포함한 상위 3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약 79%에 달한다. 기업메시징서비스의 필수 원재료의 성격을 갖는 전송서비스시장에서 원고의 시장점유율은 약 20%에 이르며 원고와 케이티를 포함한 3개 이동통신사업자의 점유율의 합계는 100%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의 판매가격 중 원재료인 전송서비스 이용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관련 시장인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원고와 케이티가 원재료 조달조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이미 상당 기간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 종사하면서 관련 기술과 인력을 구비한 기존 경쟁사업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원고는 케이티를 제외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주요 경쟁사업자들에 비해 자금력, 경제적 규모, 시장점유율, 원재료 공급 비중 등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다.


이 사건 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동안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원고와 케이티의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점유율은 상승한 반면,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조참가인을 비롯하여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메시징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나) 위 1.에서 본 사실관계와 위 3. 다. (2) (가)에서 본 사정을 위 3. 다. (1)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행위는 이윤압착행위로서 ‘부당하게’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여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수직 통합 사업자로서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전송서비스 시장과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 모두에서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 원고는 전기사업통신법상 기간통신사업자로 이 사건 처분 당시 전송서비스시장에는 법률적ㆍ제도적 진입장벽이,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는 사실적ㆍ경제적 진입장벽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의 행위와 같이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 미만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판매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독자적인 무선통신망을 갖추지 못한 통상적인 경쟁사업자가 위와 같은 전송서비스 최저 판매단가로 전송서비스를 구입하였다고 가정할 때 손실을 보지 않고서는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제대로 공급하기 어려우므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가격경쟁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또한 원고와 같이 상류시장에서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류시장 원재료 등의 도매가격을 하류시장 완제품의 소매가격보다 높게 설정하여 소매가격과 도매가격의 차이가 음수(-)가 되는 경우라면, 독자적인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통상적인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경쟁사업자들이 위와 같은 가격 조건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워, 결국 퇴출되거나 재판매사업자로 전환함으로써 경쟁에서 배제될 개연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가 양수인 경우와 달리 별도로 원고의 하류시장 비용을 분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경쟁사업자들이 원고와 동등하거나 심지어 좀 더 효율적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소매가격과 도매가격의 차이가 음수(-)가 되는 경우라면 상류시장과 하류시장 모두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보유한 수직 통합된 사업자인 원고로서도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에 따른 이윤압착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개연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통상 그 행위 자체에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와 목적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원고의 경쟁사업자들이 직면하게 되는 비용상의 열위는 이동통신망을 보유한 원고나 케이티와 같이 수직 통합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관련 시장의 구조와 특징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 원래 기업메시징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 보조참가인이 처음으로 기술을 개발하여 그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메시징사업자가 기업메시징서비스 공급 자체에서 ‘비효율적인 경쟁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경쟁자에 대한 가격보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행위를 하던 기간 동안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이 하락하고 그 시장규모가 성장하였다고 하더라도, 중ㆍ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의 경쟁사업자가 배제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가격인상이나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우려, 시장에서 유력한 현실적 또는 잠재적 경쟁사업자가 배제됨으로써 다양성이 감소되어 혁신이 저해될 우려와 이로 인하여 거래상대방의 선택의 기회가 제한될 우려를 비교하면, 이 사건 행위로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후생 증대효과가 이 사건 행위의 경쟁제한적 효과를 상쇄할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에서 본 이윤압착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에 따라 원고의 행위가 수직 통합된 상류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소매가격을 도매가격에 비하여 낮게 설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윤압착행위로서 부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여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 행위가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행위의 부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에 따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성립요건 중 부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피고와 보조참가인의 상고는 모두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김재형(주심) 노정희